◈ 여행/국내여행

[스크랩] 올 여름 삼천포 갈란다

바다해SeaSun 2008. 4. 24. 11:02

올 여름 삼천포 갈란다/ 박영배 
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그곳  친구가

한번 내려왔다 가라고

심심하면 전화통 붙들고 불을 질러댄다


바닷가에서

조그만 배 하나 가지고

장어도 잡고 문어도 잡고

추울때는 게불도 올리는데


새벽에 나가

한려수도 물살 헤집고

이것저것 건져보면 꽤 돈 되는 놈도 있단다


죽 방은 어떻고

재수 있는날 횟감좋은 녀석들이

너덧마리 펄떡 거릴때 내 생각 난다 나

그렇다고 칼질해서 얼음채워 보낼수도 없고

홧김에 또 쐐주한잔...


그 친구 부부

이곳에서 사업 실패로

달랑 몸뚱아리 만 고향으로 내려가

십여년 넘게 죽자 사자  일 해서

이젠 아이들 결혼 시키고

내외간 이 오붓 하단다


낙향할때 우린

이별주로 밤 지세고

그래도 서운해서 눈물로 헤어졌지


친구야 고마워

잘 살아줘서 고맙고

건강해서 고맙고

날 찾아줘서 고맙고


그래 친구야

올 여름 장마 그치면

우리 부부 내려가서 한 일주일 묵을란다


고성 쌍바리

남해 상주 해수욕장

사량도 옥녀봉

금산 보리암


서포 다리

동양의 나포리 삼천포 대교

유람선도 타보고

와룡산 산행도 하자


으스름 해 지면

우리 옛날 넋두리 풀어

별빛담긴 소주잔 밤 늦도록 기울여 보자


돌아 올때는

어시장 에 들려

쥐포도 사고 멸치도 사고 화어(花漁)도  살란다


네 생각하니

어서 내려가 보고싶고

소주도  생각나고 갯 냄새도 그리워 진다


친구 녀석은

전화통 붙들고

이번에 안 내려오면 쳐들어 간다고

또 불을 질러댄다




              출처 : 올 여름 삼천포 갈란다
              글쓴이 : 파란마음 원글보기
              메모 :